특집 · 클로드 듀엣
3시간마다 먼저 말 거는 '클로드 듀엣', 정말 쓸 만할까…먼저 써 본 사람들이 맡긴 일과 막힌 곳
"멀티태스킹은 이 분야에서 가장 낫다." 클로드 듀엣을 몇 시간 써 본 AI 유튜버 알렉스 핀이 21일(현지시간) X에 올린 이 평은 '좋아요' 630개를 받았다. 같은 날 팟캐스트 'How I AI' 진행자 클레어 보는 정반대 평을 내놨다. "먼저 움직이는 에이전트라는데 그다지 먼저 움직이지 않았다." 앤트로픽이 21일 연구 미리보기로 내놓은 듀엣을 두고 먼저 써 본 사람들의 평이 갈린다. 어떻게 시작하고 무엇을 맡길 수 있는지, 쓰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공식 도움말과 후기 영상·글로 확인해 봤다.

듀엣이 뭔가…묻기 전에 먼저 찾아오는 클로드
듀엣은 클로드 앱과 따로 떨어진 비서 앱이다. 아이폰·안드로이드 앱과 웹에서 쓴다. 앤트로픽은 제품 소개 페이지에서 기존 클로드와 다른 점으로 "대화창을 열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먼저 연락한다"는 점을 꼽았다. 연결된 앱을 클라우드에서 쓰며 일하기 때문에 휴대전화를 꺼도 맡긴 일은 계속된다. 앤트로픽이 겨냥한 이용자는 전문직과 소상공인이다.
시작하는 법…대기 명단부터 첫 로그인까지
① 클로드 듀엣 제품 페이지에서 대기 명단 신청을 누른다. ② 이름과 이메일을 적는다. 클로드 계정이 있으면 그 이메일을 쓴다. ③ 요금제(프로·맥스)와 휴대전화 종류(아이폰·안드로이드)를 고르고, 원하면 하는 일과 맡기고 싶은 일을 적어 낸다. ④ 초대 메일이 오면 휴대전화에서 열어 안내대로 앱을 깔고 클로드 계정으로 로그인한다. 초대는 여러 차례 나눠 보내 정해진 날짜가 없다. 신청한 이메일과 클로드 계정, 휴대전화의 애플·구글 계정 이메일이 서로 다르면 초대를 받고도 못 들어갈 수 있다. 클로드에서 쓰던 메모리·스킬·연결 앱을 그대로 가져와 따로 설정할 것은 많지 않다. 지메일·구글 캘린더·구글 드라이브·슬랙·퀵북스·허브스팟·도큐사인·캘린들리처럼 클로드에 이미 연결해 둔 앱을 듀엣도 쓴다. 맡긴 일은 '할 일(Tasks)' 탭에 따로 쌓인다. 클로드가 끝났다고 판단해도 완료 표시는 이용자만 한다.
하루가 어떻게 바뀌나…아침 요약과 3시간마다 '점검'
미리 써 본 유튜버 피터 양의 리뷰 영상(조회 3만5천회)을 보면 듀엣은 첫 대화부터 메일·캘린더·연결 앱을 읽고 그가 어떻게 일하는지 파악했다. 그러고는 스폰서 통화 준비, 팟캐스트 인터뷰 질문지 같은 할 일을 먼저 제안했다. 기본으로 깔린 '정기 점검' 작업은 아침 9시부터 밤 10시까지 3시간마다 돌며 챙길 일을 찾는다. 피터 양은 "하루 다섯 번은 좀 많다"며 아침·오후 두 번이면 좋겠다고 했다. 횟수는 듀엣에게 말하면 바뀐다. '내 글투 배우기' 스킬은 그가 보낸 메일 33통, 슬랙 메시지 89개, DM 47개, 문서 11개를 읽고 글쓰기 안내서를 만들었다. 그 뒤 메일 분류 화면에서 "이 건은 거절한다고 답장해 줘"라고 하자 그 글투로 답장 초안을 썼다. 유튜브 채널 1년치 공개 데이터를 분석한 대시보드도 "내 유튜브 성과 대시보드 만들어 줘" 한마디로 나왔다.
맡길 수 있는 일, 못 맡기는 일
앤트로픽은 회의 일정 잡기부터 대시보드, 재무·영업 예측, 시제품, 웹앱 만들기까지 맡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지메일·슬랙에서 놓친 메시지를 찾아 답장 초안 쓰기, 퀵북스·스트라이프에서 밀린 청구서를 찾아 독촉하기, 거스토로 급여 준비하기, 쇼피파이 매장 관리하기를 예로 들었다. 발표 글에 실린 사례도 있다. 부동산 중개업자 제스 프로벤처는 캘린더에 날짜가 잘못 잡힌 매물 안내 일정을 듀엣이 짚어 줬다고 했다. 브랜드 전략가 마야 돌턴은 고객 통화가 비행기 시간 바로 앞에 잡힌 걸 듀엣이 먼저 알아채고 통화를 옮기자고 했다고 전했다. 못 하는 일도 적지 않다. 도움말에 따르면 전화·문자는 못 하고, 이용자가 듀엣의 브라우저를 들여다보거나 넘겨받을 방법도 아직 없다. 내 컴퓨터의 파일과 클로드 프로젝트 전체는 보지 못하며 마이크로소프트 365는 아직 연결되지 않는다. 계정을 몇 시간 간격으로 확인해 그사이 들어온 급한 일은 늦게 알릴 수 있다. 표 예매 같은 개인 심부름은 업무보다 서툴다고 앤트로픽 스스로 밝혔다.
안전장치…읽고 쓰는 건 혼자, 보내고 돈 쓰는 건 물어본다
권한은 세 단계로 나뉜다. 읽기·초안 쓰기·작업 준비는 묻지 않고 한다. 메시지 보내기, 결제, 문서 서명, 무엇이든 지우는 일은 실행할 행동을 그대로 보여 주고 승인을 받는다. 바로 승인하지 못하면 다른 단계를 먼저 끝내 두고 나중에 다시 묻는다. 증권 거래와 계좌 간 이체는 승인해도 하지 않는다. 비밀번호는 듀엣이 직접 보지 않는다. 사이트가 비밀번호를 요구하면 휴대전화에 뜨는 별도 입력 창에 이용자가 넣는다. 결제는 스트라이프의 디지털 지갑 '링크'로 한다. 듀엣이 물건을 찾아오면 이용자가 링크 앱에서 최대 금액을 승인하고, 그 가게·그 금액에만 쓰이는 1회용 카드로 결제된다. 듀엣은 카드 전체 번호를 받지 않고, 정기 결제는 안 된다. 따로 만든 분류기는 신용카드 번호·신분증 같은 정보를 내보내 달라는 요청을 거절한다. 건강·개인 재무 정보는 이용자가 분명히 지시할 때만 건넨다.
요금·한도…추가 요금은 없지만 한도를 같이 쓴다
듀엣은 프로·맥스 요금제에 포함돼 따로 돈을 내지 않는다. 5시간 한도와 주간 한도는 클로드와 같이 쓴다. 아침 요약 같은 백그라운드 작업도 한도를 깎고, 재무 모델이나 발표 자료처럼 큰 일은 더 많이 쓴다. 앤트로픽은 듀엣이 계정을 몇 시간에 한 번씩만 들여다보는 이유도 "쉬지 않고 확인하면 한도가 훨씬 빨리 닳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초대받은 이용자에게는 한도를 한 번 통째로 초기화해 주며, 11월 30일까지 쓸 수 있다.
호평 "멀티태스킹은 이 분야 최고"…"오픈AI 닷을 밀어냈다"
알렉스 핀은 21일(현지시간) 몇 시간 써 본 뒤 "훌륭하다"고 평했다. 대화창 하나에 생각나는 대로 일을 던지면 듀엣이 알아서 작업 스레드를 만들어 목록으로 관리해 준다는 점을 첫손에 꼽았다. 여러 갈래 대화를 따로 챙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코드 수정 요청(PR)도 여러 개 빠르게 만들어 검토했고, 듀엣이 스스로 할 일을 찾아내 진행해도 되냐고 물었다고 했다. 키런 클라센은 "듀엣이 내 오픈AI 닷을 밀어냈다"며 듀엣이 더 깊이 생각하고 먼저 하는 일도 더 잘한다고 썼다. 다만 여러 컴퓨터를 묶어 쓰는 건 닷이 낫다고 했다. 막 듀엣을 받았다는 프레스턴 카쿡은 "클로드 글투를 싫어했는데 여기선 간결하고 솔직하다"며 클로드 메모리와 지난 대화를 그대로 쓰는 점을 가장 좋은 점으로 꼽았다.
혹평 "먼저 움직인다더니 다시는 날 부르지 않았다"
클레어 보는 리뷰 영상(조회 1만6천회)에서 듀엣을 지금까지 본 개인 에이전트 출시 중 가장 잘 다듬어졌다고 하면서도 계속 쓰지는 않겠다고 했다. 처음 설정하고 몇 가지 일을 맡긴 뒤로 듀엣이 한 번도 먼저 재촉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메일·슬랙을 훑어 할 일을 뽑게 했더니 우선순위가 맞지 않았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경기 표 찾기를 비롯해 여러 일을 한꺼번에 맡기자 10분 넘게 걸렸고, 그사이 맡긴 사실을 잊었다. 그는 "오퍼스 5.5는 좋아하지만 너무 느리다"며 이 때문에 에이전트와 실시간으로 일하고 싶은 마음이 꺾인다고 했다. 데스크톱 앱이 없다는 점도 아쉬워했다. 내 컴퓨터에 둔 스킬을 못 가져오고 팀원과 함께 쓸 수 없는 것도 걸린다고 했다. 피터 양도 우버 호출을 맡겼다가 우버의 '사람인지 확인' 단계에 막혔다. 듀엣의 브라우저를 열어 직접 풀 방법이 없었다고 전했다. 다만 클레어 보는 듀엣이 "출시 때의 닷보다 100배쯤 다듬어졌다"고 덧붙였다.
닷·그록 봇·뮤즈와 뭐가 다른가
석 달이 안 돼 비슷한 비서가 넷이 됐다. xAI 그록 봇(Grok Bot)은 8월 11일 베타로 나왔다. 봇 여러 개를 동시에 두고 그룹 채팅으로 서로 일을 넘기게 한다. 슈퍼그록·커서 프로 같은 요금제에 들어 있고, 봇에 맡긴 일은 기존 사용량에 잡히지 않는다고 xAI는 밝혔다. 메타 뮤즈(Muse)는 9월 8일 미국에서 나왔다. 앱·웹·왓츠앱으로 쓰고, 필요한 기능 대부분은 무료라고 메타는 밝혔다. 오픈AI 닷(dots)은 9월 29일 나왔다. GPT-6 아스트라를 바탕으로 챗GPT 안에서 돌고 4천개 넘는 앱에 연결되며, 이용자가 닷의 클라우드 컴퓨터를 열어 작업을 지켜볼 수 있다. 듀엣은 6천개 넘는 커넥터와 클로드의 메모리·스킬을 그대로 쓰는 업무용 비서를 내세웠다. 다만 백그라운드 작업도 클로드 한도를 깎는다. 네 제품을 모두 써 본 피터 양은 21일 X에 올린 비교 평(조회 19만회)에서 듀엣을 "처음 켠 상태 그대로도 가장 먼저 움직인다"고 평했다. 그래도 1순위는 여전히 그록 봇이라고 했다. 뮤즈는 미국 업체에 전화를 대신 걸어 주는 기능을, 닷은 챗GPT 안의 대화를 모두 다룬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한국에서는…아직 못 쓴다, 대안은 닷
도움말에 적힌 조건은 '미국 클로드 계정'의 프로·맥스 이용자다. 링크 결제도 미국 결제 수단이 있어야 한다. 앤트로픽은 팀·엔터프라이즈 요금제는 나중에 넣겠다고 했지만, 다른 나라로 넓힐 일정이나 미국으로 묶은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아침 판에서 전한 "왜 한국은 안 되나"라는 답글처럼 피터 양의 영상에도 "호주에서도 되나", "유럽에선 되나"를 묻는 댓글이 달렸다. 지금 한국에서 쓸 수 있는 비슷한 서비스로는 오픈AI 닷이 있다. 오픈AI 도움말에 따르면 닷은 유럽경제지역·스위스·영국을 뺀 지역의 챗GPT 프로 이용자에게 차례로 열리고 있다. 메타 뮤즈는 미국에서만 나왔고, 그록 봇은 xAI가 지원 지역 목록을 따로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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