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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31일 토요일

특집 · 메타버스 열풍

망한 줄 알았던 메타버스가 돌아왔다…온라인 절 '산사' 하루 10만명, 성당·사우나·탄광까지 며칠 새 37곳

"합석은 되는데 말은 못 걸어요." 개인 개발자 메타몽이 만든 온라인 절 '산사'를 개발자가 직접 소개한 말이다. 동자승 캐릭터로 법당에 들어가 절하고 염주를 굴리는 게 전부인 이 웹사이트에 하루 10만명이 몰렸다. 그 뒤 며칠 사이 성당과 교회, 사우나, 캠핑장, 수영장, 클럽, 탄광, 비행기 기내까지 '여럿이 같이 머무는 곳'을 옮겨 온 사이트가 쏟아졌다. 한때 망한 줄 알았던 메타버스가 AI로 하루 만에 만드는 작은 웹사이트로 다시 나타났다. 무엇이 어떻게 퍼졌는지 정리했다.

망한 줄 알았던 메타버스가 돌아왔다…온라인 절 '산사' 하루 10만명, 성당·사우나·탄광까지 며칠 새 37곳
  1. 원조: 방석에 앉아 절하고 염주 굴리는 '산사'

    산사는 설치 없이 스마트폰이나 PC 웹에서 연다. 공간을 고르면 이름이 붙은 동자승 캐릭터가 정해지고, 법당을 걸어 다니다 방석에 앉아 절하고 염주를 굴린다. 반야심경 독송이나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가만히 앉아 있어도 된다. 이용자끼리 대화하는 기능은 없다. 개발자는 "절에 가면 좋을 것 같은 날이 있는데, 막상 가려면 또 부지런해야 하더라"며 만든 이유를 밝혔고, "절까지 갈 기운 없는 분들, 여기서 잠깐 앉아 있다 가라"고 적었다.

  2. 방 정원 20명에서 시작해 1만명까지 늘렸다

    접속이 몰려 서버가 멈추자 개발자는 사과문을 올리고 동시 접속 한도를 20명에서 100명, 1천200명을 거쳐 1만명까지 늘렸다. 30일 오전 '청연당' 서버 100곳에는 4천679명이 앉아 있었고, 정원 100명이 꽉 찬 방도 다섯 곳이었다. "1200명이 꽉 차 있는데 이거 맞아?"라는 후기가 나올 정도였다. 지금은 토스 미니앱으로도 들어갈 수 있다.

  3. "무교인데도 심신이 안정된다"…X 영상 하나가 조회 210만회

    X 이용자 또요(@8daytp)가 29일 "염불도 외고 절도 하고 염주도 돌림"이라며 올린 27초짜리 산사 영상은 '좋아요' 3만1천개, 조회 210만회를 넘겼다. 아시아경제가 전한 이용자 후기에는 "무교인데도 심신이 안정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는 말이 있었고, 머니투데이가 전한 후기에는 "대문자 I(내향형)인데 여기선 맨 앞에 앉을 수 있어 좋다"는 말도 있었다.

  4. 성당·교회·사우나…'산사 따라' 사이트가 하루에도 몇 개씩

    산사가 뜨자 같은 틀의 사이트가 하루에도 몇 개씩 나왔다. 명동성당을 본뜬 온라인 성당 'InPeace'는 스테인드글라스 아래 촛불을 켜고, 고해성사실에 들어가고, 미사포를 쓰는 기능을 넣었다. 클로드 아티팩트로 만든 온라인 교회, 말없이 같이 땀 빼는 '사우나 고요', 숲속 모닥불 앞에 앉는 '강가 야영장', 물소리를 듣는 수영장 '물멍', 한강이 보이는 옥상 클럽 '단지 루프탑'이 뒤를 이었다.

  5. 정반대로, 더 멀리: 탄광·기내·산티아고 순례길

    정반대 버전도 나왔다. '온라인 탄광' 개발자는 "온라인 절이 유행이길래 정반대 버전도 만들어 봤다"며 생각 없이 석탄만 캐는 워커홀릭용 공간을 내놨다(X '좋아요' 1천300개). 같은 항공편에 함께 타고 해외로 나는 '스카이룸', 켜 두면 실제 걷는 속도로 산티아고 순례길 763.7km를 걷는 '온라인 순례길', 고양이가 되어 서점을 둘러보는 '길냥이 책방', 실제 시간과 날씨를 따라가는 '온라인 갓바위 부처님'도 있다.

  6. 왜 하필 절인가: 20~30대의 '힙불교'

    한경매거진은 산사의 인기를 젊은 층의 불교 열풍과 함께 짚었다. 목탁 소리가 나는 '공덕 키링'은 9월 봉은사 재입고 물량 약 6천개가 하루 만에 팔렸고, 4월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는 약 25만명이 찾아 관람객의 73%가 20~30대였다. 스레드에서는 "온라인 절이 바이럴되면서 한때 망한 줄 알았던 메타버스가 다시 주목받는 분위기"라는 글도 돌았다.

  7. AI로 몇 시간이면 따라 만든다…남는 건 '원조'

    이렇게 빨리 번진 데는 AI 코딩 도구가 있다. 스레드 이용자 @choi.openai는 "며칠 걸리던 걸 이제는 AI로 몇 시간이면 따라 만들 수 있으니, 소프트웨어 자체의 해자는 이제 거의 없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라고 썼다. 그러면서도 오히려 더 강하게 느낀 건 오리지널리티의 중요성이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투표에서도 원조 산사가 1위를 지키고 있다.

  8. 37곳을 한 페이지에…마음에 드는 곳에 투표하세요

    AI 뉴스 데일리 런칭 칸 '요즘 핫한 제품 · 메타버스'에 지금까지 나온 37곳을 모았다. 하트로 투표할 수 있고 투표는 마감이 없다. 31일 아침 기준 1위는 산사, 2위는 온라인 성당 InPeace, 3위는 강가 야영장이다. 빠진 곳은 누구나 직접 올릴 수 있고, 새로 나오는 곳도 수시로 찾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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