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개발하는 디자이너
디자이너가 1년간 코드 25만 줄 고쳤다…"디자인이 새로운 코드" 개발하는 디자이너들, 현장은?
"디자이너들의 코드베이스 기여." 코딩 에이전트 회사 레플릿의 암자드 마사드 최고경영자가 27일(현지시간) X에 그래프와 함께 올린 한 줄이다. 레플릿 디자인팀은 지난 1년 동안 회사 웹 코드 저장소에 풀 리퀘스트 765개를 머지했고, 바꾼 코드는 25만4줄이었다. 올해 3월 전까지 거의 0이던 선이 그 뒤로 가파르게 올라간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디자인팀과 피그마 최고경영자, 핀테크 램프의 엔지니어링 책임자까지 같은 이야기를 꺼내고 있다. AI로 코드를 직접 내보내는 '개발하는 디자이너'들이다. X와 유튜브, 국내 사례를 모아 정리했다.
레플릿 디자인팀, 1년간 PR 765개
마사드가 공개한 그래프는 2025년 10월 16일부터 1년 동안 레플릿 디자인팀이 replit/repl-it-web 저장소에 머지한 풀 리퀘스트를 셌다. 765개, 바꾼 코드는 추가와 삭제를 합쳐 25만4줄이다. 3월에 처음 크게 뛰었고, 8월 이후로는 기울기가 더 가팔라졌다. 답글에는 "다음은 영업팀이 올린 '작은 수정, 급함' PR"이라는 농담과 "제품 관리자들 그래프도 보고 싶다"는 반응이 달렸다.
윈도 디자인 책임자 "디자이너가 코드 수정에 직접 기여"
마이크로소프트 디에고 바카 제품 디자인 부사장은 X에서 "AI 덕분에 디자인팀이 이미 크게 빨라졌다"며 "디자이너가 완성도와 일관성, 품질을 높이는 코드 수정에 직접 기여하는 것도 보고 있다"고 밝혔다. 윈도 전문 매체 윈도우스 레이티스트는 이 발언을 전하면서, 출시 5년이 지나도 윈도 11이 "운영체제 세 개를 이어 붙인 것처럼 보인다"는 불만이 이번에는 풀리길 기대한다고 적었다. 이 글은 '좋아요' 570개를 받았다.
"엔지니어는 안 뽑고 디자이너만 뽑는다"
스타트업 클루소의 아카시 아난드 공동창업자는 시리즈A 이후 왜 엔지니어 없이 디자이너만 뽑느냐는 질문에 "AI 덕분에 디자이너가 엔지니어 없이 직접 코드를 내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디자인팀이 아이디어부터 UX·UI, 코드 작성, 운영 배포까지 프런트엔드 전 과정을 맡는다. 그는 "디자인을 리액트 컴포넌트로 옮기는 게 주된 일이라면 그 역할은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고 썼다. 프런트엔드 엔지니어의 가치는 아키텍처와 성능, 코드 품질과 리뷰로 옮겨 가고, 안정성과 보안을 책임질 엔지니어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피그마 CEO "디자인이 새로운 코드"
피그마 딜런 필드 최고경영자는 19일 공개된 올인 팟캐스트 인터뷰에서 "디자인이 새로운 코드"라고 말했다. 코딩 모델이 좋아질수록 프로그래밍의 성격이 바뀌고, 제품의 차별화 가치는 디자인과 브랜드, 대담함, 사람에게 일으키는 감정 반응 쪽으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엔지니어가 필요 없다는 말은 아니다. 피그마에도 엔지니어가 꼭 필요하다"고도 했다. 영상은 조회 10만회를 넘겼다.
"엔지니어 100배, 디자인 5배"…벌어진 속도 차
램프의 하미드 다드카 엔지니어링 책임자는 X 질의응답에서 디자이너가 직접 PR을 올리느냐는 질문에 "AI가 엔지니어링은 100배, 제품은 10배, 디자인은 5배 끌어올렸다"고 답했다. 그 불균형 탓에 엔지니어가 변경을 쏟아내는 동안 전체 UX는 일관성을 잃고 디자이너는 따라가다 지친다는 것이다. 그는 디자인은 경험 전체를 보는 깊은 기술이라며, 디자이너에게 200배를 주는 도구를 만들고 있다고 했다. 이 답글은 '좋아요' 700개를 받았다.
반론 "디자이너가 만드는 건 프로토타입까지"
20년 넘게 디자인 엔지니어로 일한 피그마의 로기는 "AI 덕분에 디자이너가 훌륭한 프로토타입이나 작은 앱을 만들 수 있게 된 건 분명하다"면서도 "엔지니어는 디자이너가 잘 하지 않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생각한다"고 했다. 손으로 쓰는 코드가 사라지는 건 엔지니어링의 방식이 바뀐 것이고, 엔지니어링은 계속된다고 봤다. 답글에는 디자인 시스템도 시스템이지만 결제가 두 번 되는 재시도처럼 고장 난 뒤의 일을 놓치기 쉽다는 지적이 붙었다.
반론 "그래서 제품은 좋아졌나"
피그마의 디자인 행사 컨피그를 본 한 디자이너는 "디자인 리더들이 AI로 내보낸다, 디자이너가 PR을 올린다고 하는데, 그래서 제품이 사용자를 기쁘게 하고 사업 목표를 맞췄느냐"고 물었다('좋아요' 338). "AI 전에 결과물이 나빴던 팀은 AI 뒤에도 나쁘다, 더 빨리 나쁠 뿐"이라는 답글이 이어졌다. 디자이너 오이쿤이 쓴 "디자이너는 AI로 코딩하고 개발자는 AI로 디자인한다. 이제 모두 서로의 일을 어중간하게 한다"는 글은 '좋아요' 760개를 받았다.
한국에서도…"피그마 시안 없이 한 시간"
국내 유튜버 디자이너DDD는 클로드 코드로 조명 브랜드 사이트를 한 시간 만에 만든 과정을 공개했다. 피그마 시안은 한 장도 쓰지 않았다. 화면부터 시키지 않고 기획서와 UX 설계, 비주얼 디렉션 글 세 개를 먼저 쓴 뒤 재료를 만들어 조립했다. 그는 'AI 티'를 "대충 던진 지시가 만든 평균의 디자인"이라고 표현했다. 24일 열린 FEConf 2026에서도 피그마의 Code Layers·MCP 데모와 디자이너 없이 세 명이 제품을 만든 리멤버 사례가 소개됐다.
디자이너가 쓰는 도구들
디자인 엔지니어를 위한 클로드 코드 'UI 스킬' 목록을 정리한 X 글은 '좋아요' 940개를 넘었다. 디자인 교육 채널 UI 콜렉티브는 같은 요청을 클로드 디자인과, 디자인 스킬을 얹은 클로드 코드에 각각 넣어 비교한 영상을 올렸다. 그는 클로드 디자인의 결과를 "뻔한 AI 슬롭"이라고 평했고 스킬을 붙인 쪽이 더 과감한 레이아웃을 냈다고 했다. 영상은 조회 5만5천회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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