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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0월 26일 월요일

특집 · AI와 일자리

빌 게이츠 "로봇 쓰고 사람 자른다"…그런데 AI에 밀려난 직장인 16%는 다시 불려 갔다

"13살 때부터 매달린 코딩 실력이 본질적으로 쓸모없어졌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가 25일(현지시간) 영국 옵저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같은 주말 월가와 인사 업계에서는 방향이 다른 숫자가 나왔다. 기술 업종 밖 기업이 AI로 번 돈은 '0'이고, AI로 사람을 잘랐다가 다시 부른 회사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게이츠의 경고가 어디까지 맞는지 숫자로 따져 봤다.

빌 게이츠 "로봇 쓰고 사람 자른다"…그런데 AI에 밀려난 직장인 16%는 다시 불려 갔다
  1. "로봇 고용, 인간 해고, 뒤도 안 돌아본다"

    게이츠는 옵저버 단독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계속 AI에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며 "기업의 유인 구조가 잘못돼 있다. '로봇을 고용하고 사람을 해고하고 뒤돌아보지 않는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AI 시대를 인간이 더는 지구에서 가장 똑똑한 존재가 아니게 되는 "진화적 사건"이라고 부르며, 발명과 사무직에 이어 휴머노이드로 육체노동까지 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 "내 코딩 실력은 본질적으로 쓸모없어졌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게이츠는 "지난해 말쯤 13살 때부터 집착해 온 코딩 실력이 본질적으로 쓸모가 없어졌다는 걸 알게 됐다"며 "이제 인간이 세계 최고의 코딩 기술자가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같은 날 팟캐스트 디코더에서는 앞으로 20년을 "인류 역사상 가장 혼란스러운 시기"로 꼽았다. 처방으로는 AI 사용에 매기는 '토큰세'와 부자 증세를 들었다. 그는 평생 140억달러를 세금으로 냈지만 400억달러까지 낼 용의가 있었다고 했다.

  3. 그런데 기술 업종 밖 기업이 번 돈은 '0'

    사모펀드 운용사 아폴로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이코노미스트는 25일 보고서에서 "AI는 기술 업종 밖의 미국 기업에 재무적 이익을 전혀 가져다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기술 기업의 직원 1인당 매출은 2022년 55만달러에서 80만달러 가까이로 뛰었지만, 나머지 S&P500 기업은 7년째 55만달러 안팎에 머물렀다. 이익률도 10% 수준에서 제자리다. 슬록은 "일반 기업들은 토큰 지출을 성장 동력이 아니라 이익을 깎는 비용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4. 잘랐다 다시 부른 16%…"자동화 먼저, 이해는 나중"

    인재 평가 회사 SHL이 미국·영국 직장인 2천36명을 조사한 결과 16%가 AI에 밀려났다가 같은 회사에서 다시 와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답했다. 미국은 19%, 18~24세는 24%였다. 글로브앤드메일에 따르면 SHL은 이를 'AI 리바운딩'이라 부르며 "자동화를 먼저 하고 일을 이해하는 건 나중이다. 순서가 거꾸로"라고 지적했다. 돌아가는 조건으로 51%는 큰 폭의 임금 인상을, 42%는 고용 보장 각서를 원했다.

  5. 골드만삭스 "AI 노출 업종, 추세보다 1만명 덜 뽑았다"

    골드만삭스의 조지프 브리그스 이코노미스트는 22일 보고서에서 AI 노출이 큰 업종의 고용이 최근 석 달 동안 장기 추세보다 약 1만개 적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AI 관련 건설 고용이 늘어 대부분 상쇄됐고 충격은 올해 초 우려보다 작다고 봤다. 미국 사업장 가운데 AI를 일상 업무에 쓰는 곳은 아직 23%다. 보고서는 AI가 경제 전체 생산성을 15% 끌어올리면 노동자의 9%가 전환기에 일시적으로 자리를 잃을 수 있다고 추산했다.

  6. "사람만 관리하는 매니저는 살아남지 못한다"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는 AI 시대에 살아남지 못할 두 부류로 "사람만 관리하는 매니저"와 "변하지 않으려는 경직된 사람"을 꼽았다고 포천이 전했다. 그는 "상담사 노릇을 하며 회의와 일대일 면담만 하는 매니저는 가치가 없을 것"이라며 관리자도 실무를 직접 다루는 '하이브리드'가 돼야 한다고 했다.

  7. 한국은 줄어든 청년 일자리 94%가 'AI 고노출' 업종

    한국 숫자도 비슷하다. MBC 뉴스데스크는 25일 지난달 전체 취업자가 11만명 늘었지만 청년층은 15만명 가까이 줄었고, 최근 4년간 줄어든 청년 일자리의 94%가 AI 고노출 업종에서 나왔다고 보도했다. 한 현직 개발자는 "주니어 때 했던 실수에서 배우는 게 있는데 AI한테 해 달라고 하면 큰 문제 없이 다 해결해 주다 보니…"라며 신입이 실력을 쌓을 기회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8. 반론 "전기가 전력회사 밖에선 이익이 없다는 말"

    반박도 만만치 않다. 아폴로 보고서를 전한 X 글(조회 25만회)에는 "전기가 전력회사 밖에서는 이익이 없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는 답글이 '좋아요' 1천300개를 받았다. 소기업 여러 곳에 투자했다는 한 이용자는 "번역, 광고 관련 법률 자문, 반복 업무 자동화로 시간제 채용을 줄여 상당한 돈을 아꼈다"고 반박했다. SHL도 "AI로 사람을 대체하면 올해 비용은 줄지만, AI로 사람을 끌어올려야 성장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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