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딩은 AI가 다 하는데 컴공은 왜 가나…서울대 이재욱 교수 "문제를 정의하는 눈을 배운다"
2026년 11월 5일원작 서울대학교 · Anthropic · OpenAI · 스탠퍼드 디지털경제연구소 외 ↗
3줄 요약
- 코드 작성은 거의 자동화돼도 무엇을 만들지 정하는 일은 사람 몫이라는 서울대 교수의 진단
- 스탠퍼드 분석에서 AI 노출 직종 22~25세 고용은 19% 낮지만 경력자는 격차가 없다
- 중요해질 역량은 구현 경험, 문제 정의, 안목…작은 프로젝트를 AI로 풀어 보는 데서 시작

"프로그램 코드를 작성하는 부분은 100% 가까운 수준까지 자동화될 수 있다."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이재욱 교수(AI연구원장)가 서울대 유튜브 '샤로잡다 시즌2'에서 한 말이다. 그래도 컴공에 가야 하는 이유, 신입 개발자의 진입이 어려워진 현실, 앞으로 중요해질 역량을 18분 대담에서 짚었다. 영상 속 주장마다 앤트로픽·오픈AI·스탠퍼드 연구와 국내 채용 흐름으로 맥락을 붙였다.
코딩은 거의 100% 자동화돼도, 무엇을 만들지는 사람 몫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이재욱 교수(AI연구원장)는 코드를 쓰는 일이 "100% 가까운 수준까지 자동화될 수 있다"고 봤다. 그래도 무엇을 구현할지 정의하는 일은 사람에게 남는다고 했다. AI와 일하는 것은 에이전트를 부리는 매니저 일과 비슷한데, 엔지니어링 경험이 없는 사람이 좋은 매니저가 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앤트로픽의 2025년 4월 분석에서도 클로드 코드 대화의 79%가 사람이 지시하고 AI가 실행하는 '자동화'형이었다.
쓰는 시간은 줄고, 읽고 비판하는 시간이 늘었다
이 교수는 연구자로서 체감하는 변화를 '읽기와 쓰기'로 짚었다. 예전에는 논문·코드·슬라이드를 쓰는 데 에너지를 많이 썼지만, 지금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결과물을 만들기가 쉬워져 대부분의 시간을 읽고 비판하는 데 쓴다는 것이다. 그래서 비판적으로 읽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광진구청 공무원이 복잡한 규정을 비교해 답하는 챗봇을 직접 만든 사례를 들며 바이브 코딩이 현업에 닿는 경우도 인정했다.
"99%면 높은 숫자 같지만" 10억 명이면 1,000만 명
그는 바이브 코딩으로 프로토타입은 잘 만들 수 있지만, 현업 수준에서는 95% 작동하면 사실상 작동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했다. 서비스를 10억 명이 쓰면 1%의 오류는 1,000만 명이 잘못된 결과를 받는다는 계산이다. 금융·보안에서는 99%도 허술한 기준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앤트로픽 연구진이 52명의 개발자로 한 실험에서도 AI의 도움을 받은 쪽은 새 라이브러리 이해도 퀴즈 점수가 약 50%로, 직접 코딩한 쪽(약 67%)보다 낮았고 격차는 디버깅 문제에서 가장 컸다.
Anthropic · Anthropic ↗학생이 '배달원'이 되면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다
교재식 문제는 AI가 100% 정확도로 풀기 때문에 학습 도구로서 가치를 잃었다고 이 교수는 말했다. 가장 걱정하는 것은 학생이 문제를 AI에 넣고 답을 받아 오는 '중간 배달원'이 되는 일이다. 계산기가 있어도 사칙연산을 가르치는 것처럼 기본 개념은 시험·퀴즈로 확인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최소한의 제약만 주고 학생이 직접 문제를 정의하며 설계하게 하는 과제를 낸다는 방향이다. 앤트로픽 실험에서도 AI에 코드 생성을 통째로 맡긴 참가자는 점수가 낮았고, 질문하며 개념을 따져 본 참가자는 학습 효과를 지켰다.
Anthropic · Anthropic ↗"컴공은 코딩이 아니라 문제를 푸는 방식을 가르친다"
이 교수는 컴퓨터공학의 핵심을 복잡한 문제를 단순한 단계로 쪼개는 알고리즘적 사고와 데이터에서 인사이트를 뽑는 데이터적 사고로 정리했다. 일자리는 '제본스의 역설'처럼 코딩 총량이 커져 늘어난다는 쪽과 수요가 사라진다는 쪽의 중간쯤일 것이라고 봤다. 현금자동입출금기(ATM)가 퍼질 때도 은행원이 사라진다는 말이 많았지만, 경제학자 제임스 베센의 분석에서는 창구 직원 수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늘었다. 지점당 인원이 줄어 지점이 더 많이 생겼고, 업무는 단순 처리에서 고객 상담으로 옮겨 갔다.
Conversable Economist · Conversable Economist ↗진입 문턱은 실제로 높아졌다…다만 "지금은 모두가 출발선에 선 시기"
이 교수는 초급 개발자가 처음 진입하기 어려워진 것은 "지금 실제로 겪고 있는 현실"이라고 인정했다. 스탠퍼드 디지털경제연구소의 급여 데이터 분석(2026년 8월 개정판)은 AI에 노출된 직종에서 22~25세 고용이 비교 집단보다 19% 낮고, 경력자에게는 비슷한 격차가 없다고 밝혔다. 이 격차는 해고보다 채용 축소로 생겼다. 한편 IBM은 올해 미국 신입 채용을 3배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새 기술이 모두에게 새롭다는 점에서 지금이 오히려 공평한 시기라며, 20살로 돌아가도 컴공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Stanford Digital Economy Lab · Stanford ↗이제 중요한 것은 구현 경험, 문제 정의, 그리고 '안목'
이 교수가 꼽은 역량은 셋이다. 직접 만들어 보고 버려 보며 생기는 구현 경험, 문제를 정의하고 좋은 해법을 가려내는 안목, 코드와 설계를 비평하는 훈련이다. 가장 훌륭한 엔지니어링 매니저는 대개 엔지니어링 경험이 풍부한 사람이라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기획자와 개발자를 합친 '기발자'라는 말도 언급했다. 국내 기업의 채용도 달라지고 있다. 넥슨은 게임 프로그래머 인턴십에서 기존 코딩테스트를 없애고 AI 활용 역량평가를 도입했다.
트위그24 · 트위그24 ↗비전공자는 "작은 프로젝트부터 AI로 풀어 보라"
전공 밖의 사람에게는 "대부분의 문제는 AI로 풀 수 있다"고 가정하고 작은 프로젝트라도 직접 해 보라고 권했다. 여러 번 하다 보면 AI가 잘하는 일과 못하는 일의 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는 AI 모델 성능은 빠르게 크는데 사용자의 활용 수준은 느려 파워 유저와 평균 사용자의 격차가 벌어진다고 짚었다. 오픈AI가 올해 1월 낸 보고서도 같은 플러스 요금제 안에서 상위 5% 이용자가 중간 이용자보다 약 7배 많은 '사고 능력'을 쓴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서울대를 찾은 매디슨 황 디렉터의 표현을 빌려 AI를 "그레이트 이퀄라이저"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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